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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40116 Nepal-India

랑탕 트레킹 3. 밤부(bamboo) - 랑탕(langtang) 트레킹 2일차

by overtherock 2025. 1. 26.

밤부 - 랑탕 구간 GPX 파일

 

트레킹 2일 차에는 밤부(bamboo)에서 랑탕(langtang)까지 걸었다. 총거리는 16.4km, 고도 상승은 1591m였다. 밤부에서 리버사이드(riverside)를 지나 고라타벨라(ghoratabela)까지 가는 길이 숲 속이라 지루하긴 했지만, 난이도는 높지 않았다. 완만한 경사가 이어지고 고라타벨라 이후로는 나무가 사라져 계곡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랑탕이다.

 

 

 

 

리버사이드(riverside)에서 간식

리버사이드 롯지의 모습

 

오전 7시 30분에 출발하여 랑탕을 목표로 걷기 시작했다. 오믈렛 짜빠티?를 먹었는데 금방 배가 고파져 간식을 먹고 가기로 했다. 마침 밤부와 멀지 않은 곳에는 강 옆에 자리하고 있는 리버사이드 마을이 있었다. 시간은 11시 30분이었다. 주변에는 가축을 키우는 목장 비슷한 것도 있었다. 리버사이드를 거점으로 하는 트레커가 많이 없기 때문인지, 롯지 시설이 꽤나 열악해 보인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번듯한 음식을 먹었겠지만, 갈 길이 멀어 제일 빠른 음식으로 달라고 했더니 면이 나왔다.

 

리버사이드에서 먹은 간식

 

맛은 보통 네팔음식이 그런 것처럼 그저 그랬다. 롯지는 정정하신 할아버지 한분이 지키고 계셨는데, 영어를 잘하지 못하셔서 제일 빠른 음식을 달라고 하는 데에도 꽤나 애를 먹었다. 어떤 음식이 나올지 궁금해하다가 문득 할아버지의 일상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네팔의 산속에서  말이 통하지 않은 이들에게 음식과 방을 내어주고 빙하가 녹은 물에 빨래를 하고 별빛 밖에 없는 곳에서 잠에 든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하루 이틀을 써서 산 아래까지 내려가야 하고, 눈이 오면 그마저도 힘들어진다. 그래서인지 보잘것없는 리버사이드 마을에는 다른 마을보다 조금 더 사람을 반기는 기운이 감도는 듯했다.

 

 

 

 

 

 

고라타벨라(ghoratabela)에서 점심

고라타벨라 전경 (동영상을 캡쳐해서 화질이 좋지 않다.)

 

밤부를 출발한 지 5시간 30분이 지나 오후 1시가 되었을 때 고라타벨라(ghoratabela)에 도착했다. 고라타벨라는 고다타벨라(godatabela)라고 적기도 하는 것 같은데 뭐가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다. 리버사이드에서 여기에 오기까지는 꾸준한 오르막이라 조금 애를 먹었다. 더군다나 점심을 고라타벨라에서 먹기로 작정했기에 배고픔을 참고 운행하는 게 조금 힘들었다. 계획을 세우고 있는 분이라면 오르막길임을 감안하여 리버사이드쯤에서 더 제대로 된 보급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고라타벨라에서 먹은 점심 (볶음밥)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여기서부터 롯지 환경이 급격하게 좋아진다. 밥, 방, 화장실 모든 면에서 훨씬 더 만족스러웠다. 단편적으로 고라타벨라 전으로는 모든 화장실이 쪼그려 싸가 기본이지만 여기서부터는 앉아서 싸가 가능해진다. 싸는 얘기 하다가 밥얘기를 좀 하자면, 재료 몇 개를 추가한 볶음밥이었던 것 같은데 맛이 좋았다. 하산할 때 먹은 달밧도 맛있었다. 

 

 

 

 

 

랑탕까지 가는 길

랑탕 가는 길

 

이후로는 계곡을 즐기면서 쭉 올라가면 랑탕이 나온다. 난이도는 기억이 안 나지만, 풍경을 보는 것에 정신이 팔려 힘들 여유가 없었다. 2500미터를 넘어가기 시작하기 때문에 고소를 조심해야 하는데 솔직히 랑탕에서는 컨디션 조절만 잘하면 문제는 없을 듯하다. 진짜 고소가 심하게 오는 분들은 각별히 주의하도록 하고, 그 외에는 뛰어도 별 문제없을 것 같다. 너무 과민하게도, 무식하게도 트레킹 하지 않도록 중용의 덕을 가져보자.

 

네팔 대지진의 잔해

 

랑탕 마을에 가기 직전에, 2015년 네팔 대지진으로 인해 떠밀려간 랑탕 마을의 잔해가 있었다. 내가 랑탕에 오게 된 또 하나의 이유였다. 수많은 목숨을 삼킨 대자연의 흔적을 눈으로 목도하는 것은 오늘도 죽지 않았음에 감사하는 의식처럼 느껴졌다. 나는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본능적인 안도감. 새로운 마을에서 여전히 랑탕을 지키고 있는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그런 안도감은 기만이라 생각했다.

 

잔해 속에서 더 이상 쓰러지지 않게 세워놓은 돌 벽을 바라보며

 

나무 판자 등으로 길을 만들어 놓았다.

 

 

 

 

 

 

 

드디어 랑탕에 도착하다

저 멀리 랑탕 마을이 보인다

 

오후 5시, 꽤 오랜 시간을 걸어 랑탕 마을에 도착했다. 어떤 롯지에 묵었는지 까먹어버렸다. 상당히 큰 롯지였는데 한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롯지인 듯했다. 방은 이상하게 500루피로 더 싸졌다. (밤부는 800루피) 저녁은 카레라이스, 다음날 아침은 짜파티 + 잼으로 먹었다. 랑탕에 도착한 후로는 찍은 사진이 몇 개 없다. 너무 힘들었나 보다. 

 

트레킹 2일 차 포스팅 끝.

 

이런게 걸려있는 롯지였으니, 블로그를 뒤지면 금새 찾을 수 있을 것같다.

 

랑탕 롯지 가격표 총 2260루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