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20240116 Nepal-India

랑탕 트레킹 1. 샤브루베시(syabrubesi) 버스로 가는 법, 랑탕 트레킹 퍼밋 받는 법

by overtherock 2025. 1. 14.

샤브루베시로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

 
샤브루베시(syabrubesi)는 랑탕 트레킹이 시작되는 곳이다. 거리는 카트만두에서 120km이며 지프(jeep)로 5시간, 버스로 8시간이 소요된다. 지프는 버스보다 더 짧은 길을 이용하고 정차하는 정류장이 없기 때문에 더 빠르다.
 
3명 이상의 팀이 꾸려진 경우에는 지프를 많이 이용하지만, 혼자 트레킹 하는 나에게는 가격이 부담스러웠다. 그렇다고 현지에서 지프 인원을 모으자니, 성수기가 아니라서 계획이 틀어질 것같았다. 그래서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버스를 타기로 했다. 이 글에서는 버스에 관련된 정보만 다룬다.
 
 

버스 티켓 사는 방법

비수기에 트레킹한 나는 따로 버스를 예매하지 않고 갔다. 겨울철 트레킹을 계획하고 있다면 버스에 남는 자리가 많기 때문에 현지에서 티켓을 구매하는 것이 편하다. 현지에서 예매하는 법은 아래에 '버스 정류장'을 보면 나온다. 성수기에 트레킹하는 경우는 인터넷을 뒤져 미리 버스를 예매해야된다. 'kathmandu to syabrubesi bus'라고 구글에 검색하면 미심쩍은 사이트가 몇개나 나오는데, 사이트에 있는 번호로 whatsapp을 통해 연락하면 버스를 예매할 수 있다.
 
사이트가 못 미덥다면 한국어로 대응해주는 에이전시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카페의 게시물을 잘 찾아보면 에이전시를 모아둔 글이 있다. 초심자용 공지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기서 적당한 에이전시 몇 개를 골라 버스 표를 문의하고 가격을 비교해본 뒤 예약하면 된다. 원한다면 지프 가격도 물어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다. 현지에 직접 연락해서 예매하는 방법은 추후 대처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에이전시를 이용하는 방법이 더 안전하다.

에이전시는 지프, 포터, 가이드, 퍼밋 등을 예약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끔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에이전시도 있으며, 에이전시를 통해 예약하면 수수료가 조금 붙는 듯하다.

 
 
 

버스 가격

버스는 여러 등급이 있어서 등급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내가 여행한 2024년 초에는 제일 좋은 버스가 1,700루피 정도였고, 에이전시를 통해 예매하는 경우 2,000루피 이상으로 가격이 올랐다. 현지에서 예매하니 950루피 짜리 표를 예매할 수 있었는데, 비싼 버스가 우등 버스 정도라면 내가 탄 버스는 시외버스 정도 좌석이다.
 
그래도 한국 시외버스를 상상하면 안된다. 174cm의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정강이가 앞 좌석에 자꾸 닿아 아팠다. 옆자리에 아무도 타지 않아서 비스듬히 앉아갈 수 있었는데, 다리가 더 길었으면 굉장히 힘들었을 것같다. 그래도 여행이라고 생각하니 짜증보다는 재미있는 추억으로만 남았다. 만약 체격이 좋은 남성이라면 최대한 우등 버스를 골라서 타길 추천한다.
 
내가 탄 버스는 배낭을 놔둘 곳이 마땅치 않았다. 버스 복도에는 누군가가 옮기고 있는 쌀포대가 쌓여있었기도 하고, 바닥에 가방을 놓고싶은 환경이 아니기도 했다. 한국어가 가능한 에이전시를 통해 예매한다면 가방을 실을 충분한 공간이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버스 아래 트렁크가 있었던 것같은데, 거긴 더러워서 안넣었던 것같다.

버스 티켓 (수기로 적어서 준다)

 
버스 등급은 A/C DELUXE 이다. 사진에서 물병 위치를 보면 자리가 얼마나 좁은지 감이 온다.
 
 
 

버스 정류장 (타는 곳)

구글 지도에서 machha pokhari를 검색하면 된다.

 
구글 맵에 'Machha Pokhari Micro Stop'(마차포카리 버스 스탑)이라고 검색하면 정확히 버스를 타는 곳이 나온다. 현지에서는 꽤 유명한 버스 탑승 장소이기 때문에 이름만 말하면  다 알아듣는다.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하자마자, 다음 날 새벽에 마차포카리로 가는 택시를 불러달라고 요청하자. 택시를 굳이 예약하지 않아도 길거리에 나가면 심심치 않게 택시가 다니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건 없다.
 
나도 길거리에 나가서 직접 택시를 잡았다. 게스트하우스는 Birds Nest Hostel이라는 곳이었는데, 늦을까봐 걱정되어 5시 30분에 나가서 택시를 잡았다. 택시비는 350루피였다. 네팔은 공항을 제외하고 택시비로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터무니없는 가격만 아니면 대부분 정직한 가격이기 때문에 적당히 합의하는 것이 좋다.
 
마차포카리에 도착하면 여러 군데에 버스가 서 있어서 헷갈린다. 기억상 지도에 나온 위치에서 버스를 탔던 것같은데,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서 한참 우왕좌왕했다. 그럴 때에는 주변 사람에서 '샤브루베시 버스' 한마디만 하면 친절하게 알려준다. 나도 한참 헤메다가 질문 한마디로 버스를 찾을 수 있었다. 예매하는 곳을 모르겠다면 버스 기사한테 예매하는 곳을 물어보자. '샤브루베시', '버스 티켓' 이 두 단어만 앵무새처럼 반복해도 어느새 사람들 손에 이끌려 버스에 타 있을 것이다.
 
버스를 타면 위에서 말한 마차포카리 이외에도 곳곳에서 차를 세운다. 에이전시를 통하는 경우에는 이런 정류장 중 한 곳에서 탑승할 수도 있을 듯하다. 다른 정류장에서 타려면 꽤 내공이 필요해 보였다. 개인으로 여행하는 경우에는 안전하게 마차포카리까지 가서 타자. 아니면 달리는 버스에 뛰어들어야 될지도 모른다.
 

 
위의 로드뷰에서 나오는 장소가 예매하는 곳이었다. 예매하고 그 앞에 있는 버스에 타면 된다.
 
 

버스 출발 시간

앞서 말한 것처럼 평균적인 소요시간은 8시간이다. 네팔의 도로 상태와 교통량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 나의 경우 딱 8시간 정도 걸렸다.
 
버스는 6시에서 8시 사이에 출발한다. 버스가 하나는 아니고 여러개가 간격을 두고 출발하기 때문에 최소한 7시 전에만 도착한다고 생각하면 놓칠 일은 없다. 그래도 불안해서 6시 30분 정도까지 마차포카리에 도착했다. 버스 예매하는 곳을 못 찾을 가능성도 고려해서 여유있게 움직이는 것이 필수다.
 
주변에는 이른 시간이라 아침을 사먹을 곳은 별로 없다. 과일을 조금 팔긴 했는데 상태가 좋지 않아 사먹을 엄두는 나지 않았다. 요기가 필요하다면 미리 전 날에 준비하는 것이 좋다.
 
 
 
 
 

버스 이동 중 일어난 일들

버스 내부는 굉장히 시끌벅적했다. 또래처럼 보이는 친구들이 번갈아 가면서 운전하는 것도 불안의 원인 중 하나였다. 쉬지 않고 스피커에서 클럽 노래가 흘러나오고, 버스 문은 상시로 열려있다. 기차에 매달리는 것처럼 한 팔로만 버스에 매달려 지나가는 사람들을 주워간다. 그 와중에 숨쉬듯이 흥정이 이루어지는 것은 경이로웠다. 길은 소문대로 좋지 않았다. 아래로 보이는 낭떠러지에 버스 몇대는 처박혀 있을 것 같은데, 그 길로 잘도 간다.

버스 내부 영상

 

중간에 갑자기 몇번 서는데 이때 눈치를 매우 잘 살펴야한다. 초반에는 사람을 태우기 위해서 자주 서는데 이런건 무시해도 된다. 조금 가다보면 해가 밝아오고, 버스가 멈췄을 때 사람들이 우루루 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화장실에 가거나, 밥을 먹는 시간이므로 필요하다면 밖에 나가야한다. 딱 보면 분위기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밥을 먹을 때에는 나도 헷갈려서 기사에게 물어보았다. 영어를 잘 못하니까 바디 랭귀지를 잘 써야된다. 버스로 돌아갈 때는 알아서 잘 찾아가야된다. 버스 사진 하나정도는 찍어놓자.

샤브루베시 가는 길에 먹은 점심

 

근데 밥 시간인걸 알아도 막막한건 매한가지다. 현지 식당들은 주문하는 법이 없다. 메뉴판도 없다. 그래서 무작정 앉은 다음 옆에 있는 사람이랑 똑같이 달라고 손으로 가리켰다. 보통 그냥 달밧에 치킨 등을 추가해서 먹는 시스템이라 메뉴판도 필요 없나보다. 치킨은 어딜가든 추가로 시킬 수 있다. 달밧이 입에 안맞으면 안타깝지만 굶자. 또, 여기는 합석이 기본이니까 빈자리가 있다면 어디든 일단 앉아야 한다. 솔직히 마주보기 좀 머쓱하다.

버스 외부 영상

 

 

 

랑탕 트레킹 퍼밋

랑탕에 들어가기 직전에 군인이 나오는 곳이 있다. 여기가 가장 중요하다. 퍼밋을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랑탕은 퍼밋을 관리하는 시설이 따로 없지만 몇푼 하지도 않는 표값에 궁상 떨지 말자. 일단 다와갈 쯤에 군인이 보이면 내릴 타이밍을 잘 보고 내려야된다. 내리기 전에 랑탕 퍼밋이냐고 물어보면 대답해준다. 내리면 가방 검사를 하기 때문에 짐은 최소한으로 들고 내리는게 좋다. 혹시 있는 짐 다 들고 내리라고 한다면 그때 들고 내리면 된다. 퍼밋을 발급받으려면 3,000루피와 여권이 필요하기 때문에 작은 가방에 따로 챙겨서 들고 나가자.


구글 지도에서 DHUNCHE(둔체)라는 곳에서 퍼밋을 받는다. 구글 맵을 통해 위치를 확인하면 된다. 둔체는 샤브루베시에 도착하기 거의 직전에 있다. 그리고 타고간 버스가 샤브루베시 종점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상시로 위치를 확인하고 내릴 때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 여기서 내리라는 친절한 승무원은 네팔에 없다. 전부 DIY로 찾아서 해야한다. 나도 하마터면 샤브루베시를 지나칠 뻔했다.

랑탕 트레킹 퍼밋


 
 
 
 

마치며

버스를 타고 샤브루베시로 가는 건 거의 다른 나라에서 하는 눈치게임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힘든만큼 기억에 남는 법이니,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여행자는 추천. 아니면 돈 좀만 더 써서 편하게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