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탕 트레킹이라고 하면 계곡을 따라서 랑탕 마을(Langtang)을 지나 캉진 곰파(kyanjin gompa)까지 가는 트레킹을 뜻한다. '곰파'는 사원이라는 뜻이다. 캉진 마을이 나오기 직전에 큰 사원이 하나 있는데, 이를 캉진 곰파라고 부르다가 마을 이름이 되어버린 듯하다. 보통 트레커들은 캉진 곰파에서 하루 이틀 정도 머물며 캉진리(kyanjin ri)나 체르코리(tserko ri)라는 봉우리에 다녀온다. (높지 않은 봉우리에 'ri'라는 접미사? 가 붙는다.)
트레킹 기간 계획
나는 샤브루베시에 도착하는 날 오후에 출발하여 3일 째에 캉진에 도착했고, 4일째에 체르코리에 올랐다. 하산은 매우 빠르게 하여 5일째 하루 만에 샤브루베시에 원점 회귀 하였다. 따라서 총 5일 정도 트레킹을 한 셈인데 보통은 변수를 고려하여 여유 있게 계획하는 편이 좋다.
일반적인 소요시간 (경험을 반영하여)
경로 | 소요일 (여비일) | 비고 | |
등산 (올라가는 기간) | 카트만두 - 샤브루베시 - 캉진곰파 | 3일 (1일) | 카트만두에서 오는 시간까지 출발 |
체르코리 | 캉진 곰파 - 체르코리 - 캉진곰파 | 1일 | 6시간 소요 |
하산 (내려가는 기간) | 캉진곰파 - 샤브루베시 | 2일 | 빨리 하면 카트만두까지 이동 가능 |
등산은 카트만두에서 샤브루베시로 이동하는 시간까지 포함한 소요일이다. 새벽에 카트만두에서 출발하여 샤브루베시에 도착하면 오후가 되는데, 바로 출발하면 3일만에 캉진곰파까지 갈 수 있다. 체력에 자신이 있다면 새벽에 샤브루베시부터 출발해 이틀 만에 갈 수도 있다. 혹시 체력이 걱정된다면, 4일로 계획하여 여유 있게 트레킹 한다. 그리고 캉진곰파에 도착하는 날에는 체력이 남는다면 캉진리에 올라가는데, 고소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고 컨디션 유지에 신경 쓰는 것이 낫다.
캉진곰파에 도착한 다음날은 하루 전체를 할애하여 체르코리에 다녀온다. 체르코리는 5,000m정도 되는 봉우리인데 왕복 6시간 정도 걸렸다. 만약 하산에 이틀을 쓰기 싫다면 체르코리에 가는 날 조금이라도 내려가자. 그럼 다음날에 어렵지 않게 샤브루베시까지 하산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캉진곰파에서 하루를 더 보내는 경우에는 하산에 이틀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산길이 총 30km인데 하루 만에 하산해 보니 정신이 없다. 밥 먹는 시간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간단한 것만 먹고 내려갔다. 그래도 밤늦게 도착하여 마을까지 나가는 동안 무서웠다. 지금이라면 탁 트인 곳에서 하루 정도 더 묵은 다음 하산할 것 같다.
추가로, 캉진까지 가는 길을 보았을 때 날씨가 아무리 안 좋아도 걷기 힘들 정도의 길은 없었다. 눈이 온다고 트레킹 기간이 지연될 거란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트레킹 거점 계획 (롯지 고르기)
트레킹을 가기 전에는 어떤 롯지에서 묵어야 될지 몰라 막막해질 때가 있다. 하루에 얼마를 걸어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또 롯지마다 컨디션이 다르기 때문에 이왕이면 좋은 곳에서 자는 것이 좋다. 랑탕 지도를 보면 syabru besi에서부터 kyanjin gompa까지 이어지는 핑크색 선 위에 마을 이름이 적혀있는데 마을에는 최소한 하나 이상의 롯지가 있다. 이곳들을 하루 트레킹의 거점으로 삼고 이동하면 된다.
막상 랑탕에 도착해서 트레킹을 시작하면 각자 마음에 드는 곳을 찾게 되지만, 가기 전에는 계획을 세우기가 막막하다. 기간만 적절하게 잡으면 롯지는 어디를 가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그래도 불안에 떠는 사람들은 일단 책에 있는 내용을 따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책은 샤브루베시에 도착하는 당일에 출발하는 일정이 아니기 때문에 약간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만약 샤브루베시에 도착한 오후에 트레킹을 시작하면 Lama Hotel까지 가기가 힘들다. Lama hotel은 다른 곳보다 롯지가 많고 환경이 좋지만, 그 아래에 있는 Bamboo나 Rimche는 환경이 열악하다. 나는 Baboo에서 하루를 지냈는데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다. 하지만 롯지에 나밖에 없어서 적적하긴 했다. 혹시 여성분이라면 혼자 자는 것이 무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샤브루베시에서 시간을 낭비하기 싫은 사람에게 나쁘지 않은 대안임은 확실하다.
다음날은 Langtang까지 운행했다. Langtang과 Kyanjin gompa에는 롯지들이 정말 많고 시설도 좋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없다. 가끔 시설이 좋지 않은 롯지도 있으니 구글 리뷰 등을 참고하고 가는 것이 좋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는 큰 롯지는 대부분 시설이 좋고 밥도 잘 나오는 곳이니 참고하는 것도 괜찮다. 내가 묵은 Bamboo에서 Langtang까지는 16km 정도로 꽤 멀지만 충분히 갈만하다. 만약 Lama hotel에서 출발하면 여유 있게 도착할 수 있다.
만약 운행 속도가 느려 Langtang 전에 하루를 묵어야 한다면 Ghoratabela가 나쁘지 않아 보였다. Gohoratabela 쯤부터 숲에서 벗어나 광활한 랑탕 계곡이 보이기 시작하므로 최소한 이곳은 지나는 것이 좋다. 롯지는 하나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음식은 나쁘지 않았다. Gohoratabela 다음에 있는 Thyangsyap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패스한다.
트레킹 난이도
샤브루베시(syabru besi)에서 고라타벨라(ghoratabela)까지는 숲이 이어진다. 한국과 비슷한 환경으로 고도를 꾸준히 올리는 구간이다. 개인적으로 ghoratabela전까지가 가장 힘들었고 그 이후로는 놀면서 트레킹 했던 것 같다. 험한 길은 아니었지만 지겨운 풍경이 이어지는 것이 힘들다. 영남 알프스의 간월재 가는 길에서, 임도 전까지의 길과 난이도가 비슷했던 것같다. 깔딱 고개가 있지는 않았고 꾸준한 오르막길이니 페이스 조절만 잘해서 운행하면 누구든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고라타벨라(ghoratabela)에서 캉진곰파(kyanjin gompa)까지는 수목 한계선을 넘어 탁 트인 풍경이 이어진다. 풍경 탓인지 힘들다는 느낌 없이 걸어갔던 구간이다. 이런 곳만 골라서 트레킹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게 이동하면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갈 수 있는 지형이다. 동네에 있는 낮은 언덕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서울로 치면 아차산 정도?
체르코리 가는 길은 힘들다. 꾸준히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길이는 얼마 되지 않는데 고도가 급하게 올라가서 생각한 것보다 훨씬 시간이 걸린다. 내가 가는 날에는 많은 분들이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갔다. 고도가 높아 산소가 희박한 것도 영향이 있는 듯했다. 어차피 하루를 온전히 체르코리에 투자하는 것이고, 위험한 경우 하산하면 되니 가기 전부터 겁먹을 것은 없다. 하지만 랑탕에서 제일 힘든 구간인건 확실하다. 위험한 구간이 곳곳에 있어서 주의를 요한다. (공룡능선보다 안전하다. 주의하면 다칠 일은 거의 없음) 그래도 정상에 오르면 그에 상응하는 보답이 있다. 체력에 자신이 없어 체르코리를 포기하는 사람이더라도, 가는 길의 풍경이 아름답기 때문에 도전해 보기를 추천한다.
마치며
방구를 뀌며 마친다. 안녕~ 화장실 가야지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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