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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40116 Nepal-India

네팔 트레킹을 계획하는 과정 (랑탕)

by overtherock 2025. 1. 8.

 

돈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꽤 자세히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지만 네팔-인도에 걸쳐 3주간이나 걸리는 일정을 어디부터 어떻게 계획해야 할지 참 막막한 시간들이었다. 돌이켜보면 너무 걱정이 많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역시 알기 전에는 시답지 않은 것도 무섭게 느껴진다. 네팔에서는 어디를 트레킹 할 것인지, 그 넓은 인도의 어디를 가고 싶은지 찾아가는 과정이 막막하게 느껴졌다. 나처럼 헤매고 있는 사람을 위해 내가 계획을 세웠던 시퀀스를 조금 이야기해본다.

 

 

1. 어디를 트레킹 할 것인가?

보통 네팔 트레킹이라고 하면 3가지 정도의 선택지가 주어진다.

  1. ABC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or 마르디히말 트레킹)
  2. EBC -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3. 랑탕 - 랑탕 계곡을 따라 트레킹

위에서 ABC와 마르디히말은 같은 마을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하나로 묶어보았다.
지금은 단어들도 익숙하지 않겠지만 ABC, EBC, 랑탕은 어쨌건 알아보다 보면 기억하기 싫어도 기억하게 된다. 억지로 외우려고는 하지 말자.
여기서 우리가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또 세 가지 정도가 있다.

  • 어느 정도의 트레킹을 소화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하루에 얼마나 걸을 수 있을까?, 얼마나 오래 산에서 살 수 있을까? 등)
  • 어떤 경치를 보고 싶은지 모르겠다.(ABC, EBC, 랑탕의 풍광을 검색하면 사람마다 평가가 제 각각이다.)
  • 트레킹 시작점까지 가는 데에 드는 시간, 비용

결론적으로 위의 세 개 항목을 본인이 평가하여 3가지 트레킹 중 하나를 선택하면 끝이다!
(이상한 트레킹 장소들이 더 많은데 이 글을 읽을 수준이면 그냥 3개 중에 하나로 선택하는 걸로 하자)

 

 

변형 코스

위 세 개의 트레킹 중 하나를 쉽게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막상 찾아보기 시작하면 뭔가 이상함을 느끼는데, 변형 코스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메인 루트는 동일하지만 더 보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시간을 더 할애해서 갔다 오는 개념이다. 게임에서 DLC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추가 여행지를 잘 조합하여 트레킹을 계획하면 된다. 하지만 일단 메인 트레킹 장소를 중심으로 결정하도록.

ABC
메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추가: 마르디히말 베이스캠프 (마르디히말만 가기도 한다)

EBC
메인: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추가: 칼라파타르(작은 봉우리, 1일 추가), 3 pass, 3ri (자세히는 모르는 게 고개 같은 거다)

랑탕
메인: 랑탕 벨리(캉진)
추가: 체르코리(작은 봉우리, 1일 추가), 고사인쿤드

 

 


나의 선택 과정 (랑탕 트레킹)

네팔 하면 에베레스트가 떠오르다 보니 EBC를 가장 가고 싶었다. 풍경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이지만 대체로 EBC가 가장 웅장하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EBC는 카트만두(KTM)에서 트레킹 시작지인 루클라(LUA) 공항까지 가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지프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차비와 숙박비 그리고 시간까지 고려하면 여행 시작 전부터 지치게 된다. 또한 EBC는 세 개의 트레킹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트레킹에 드는 시간도 많다.

-> 비용 + 역량 문제로 EBC 탈락

 

ABC는 여행자의 성지라고 불리는 포카라에서 출발하는 만큼 여행 전후로 즐길 수 있는 것이 많다. 하루정도 걸리는 버스로 갈 수 있는 만큼 비용과 시간면에서도 장점이 많다. 또한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장소로 정보 또한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나는 홍대병에 걸렸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간다고 할수록 ABC에는 가기 싫어졌다. 또 트레킹의 목적이 5,000m 고지에 올라보는 것이기도 했기 때문에 비교적 최고 고도가 낮은 ABC는 성취감이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제외.

-> 성취감 + 홍대병 이슈로 ABC 탈락

 

랑탕은 ABC와 비슷하게 버스로 접근 가능하다. 또한 캉진리라는 랑탕 트레킹 마지막 장소에서 5,000m 고지인 체르코리를 당일로 다녀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성취감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국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열심히 찾으면 되므로 랑탕으로 결정. 풍광은 EBC를 가지 않는 이상 거기서 거기일 것이라 생각했다.

-> 낮은 비용, 적절한 난이도, 5,000m의 성취감

 

 

 

 

 

 

2. 얼마나 오래 트레킹 할 것인가?

트레킹 기간을 계산하려면 트레킹 난이도와 본인의 역량을 매우 정교하게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트레킹 기간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Case 1 : 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다.

만약 시간이 넉넉히 있는 경우라면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정보를 찾다 보면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이라는 최인호 님의 책을 찾을 수 있는데, 이 책은 네팔 트레킹 카페에 있는 노하우를 총집 편 해놓은 것으로 코스와 기간이 매우 자세하게 적혀있다. 도서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으니 한 번쯤은 꼭 보는 것이 좋다.  책에는 트레킹 별로 기간을 적어놓았는데, 우리나라 산에서 10kg 언저리의 배낭을 메고 포기하지 않을 정도의 체력이라면 적힌 기간을 못 맞추는 경우는 거의 없다. 더 자세하게 얘기하자면 나의 경우 10kg 정도의 배낭을 메고 신불산에 올라갔다 오면 꽤 힘들지만 포기는 하지 않을 정도였는데,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지만 운행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면 문제가 없었다.

 

만약 생각보다 운행 시간이 빨라져서 트레킹이 빨리 끝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네팔은 물가가 매우 매우 저렴하고 산에서 지내는 것에 비해 카트만두에서는 물가가 훨씬 더 저렴하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편안하게 요양을 해도 부담이 없다. 산을 빼면 볼 것이 많은 나라는 아니지만, 시간이 남으면 산에서 더 지내도 되니 아무튼 기간을 최소한 책에 나온 정도로 넉넉하게 잡는 것을 추천.

 

 

Case 2 :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직장인이라 시간이 부족한 경우는 어떻게 할까? 시간이 부족해서 경치를 볼 시간도 없이 산에서 내려오는 것은 최악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롯지에 들어가 차 한잔 하며 주변 경치를 보는 시간이 가장 좋았다고들 한다. 그러니까 아무리 시간이 촉박하다고 한들 무리하게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추천할 방법이 아니다. 따라서 최대한 책에 나온 기간을 참고하여 가용할 수 있는 시간 내로 트레킹 장소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찾다 보면 체력 좋은 사람이 트레킹 기간을 줄이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될 것인데, 보통 산에 잘 다닌다는 느낌이 있는 사람들은 충분히 책 보다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생각보다 느려서 끝까지 가지 못하더라도 가는 길에 본 풍경은 정상 못지않게 좋을 것이다. 너무 슬퍼하지 말고 다음 시도를 기약하자. 아무튼 바쁘더라도 여유를 두자.

 

 

버스가 늦어질 수 있나?

교통수단이 지연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까? 네팔이 처음 가보는 나라이다 보니 버스나 택시에 대한 감을 잡기가 힘들다. 그러나 우리가 가는 곳은 대부분 관광지로 많이 개발되어 있으므로 택시나 버스가 없거나 끊길 일은 거의 없다. 내 경험상 버스가 지연되는 일도 거의 없었다. 비수기인 겨울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한밤 중에 택시가 많았고, 애매모호한 버스 정류장 위치도 현지 사람들은 잘 알고 있었다. 가끔 길에 낙석이 있어 버스가 돌아가는 경우는 있는 것 같으니 상황을 잘 살펴볼 필요는 있다.

 

 

 

 

3. 얼마를 가져갈까?

당연하지만 산에서는 ATM을 쓸 수 없다. 남들처럼 트레블 월렛 카드를 이용해 현지에서 전부 출금해서 돈을 사용했다. 공항에도 환전소가 잘 되어 있으니 비자 비용도 따로 들고 갈 필요는 없다.

 

산에서는 ATM기가 없는데 얼마를 들고 가야 할까? 네팔 돈은 한번 바꾸면 다시 원화로 환전하기가 까다로우므로 무작정 많이 환전하는 건 좋지 않다. 여윳돈을 챙기려면 차라리 달러로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식량을 전부 사서 먹었고, 최대한 현지식을 먹어서 돈이 많이 들지 않았다. 만약 한국 음식을 너무너무 먹고 싶다면 돈이 훨씬 많이 든다. 가격은 매년 달라지므로 구글 맵에 들어가서 묵고 싶은 지역의 롯지를 클릭해 사진을 뒤지다 보면 메뉴판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에 검색해도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를 참고해서 계산해 보도록 하자.

 

 

내가 먹은 것들 (평균적)

- 아침: 오믈렛, 짜빠티, 잼 (+ 밀크티)

- 점심: 달밧 or 국수 종류 (+ 밀크티)

- 간식: 밀크티, 행동식

- 저녁: 치킨 커리 라이스

- 부식: 물 1리터, 콜라 등

 

+ 롯지 숙박비: 올라갈수록 비싸짐 (최고 800루피였음)

 

 

 

 

 

4. 길은 어떻게 찾나?

반드시 GPX 파일을 구해서 시계든 휴대폰이든 넣어야 함. 아니면 절대 길 못 찾음. 나는 추가로 지도를 챙겨 가기도 했다.

https://www.magicalnepal.com/ght-high-route-langtang-helambu-map/

 

GHT high route Langtang Helambu map

 

www.magicalnepal.com

인터넷에 보면 이런 지도를 찾을 수 있는데, 나는 필요한 부분만 캡처하여 들고 갔다. 미리 지도를 가지고 있으면 롯지를 찾을 때도 지명을 빨리빨리 알아차릴 수 있으니 필수.

 

랑탕 지도

 

 

 

 

5. 추가로 고려해야 하는 것들

- 퍼밋을 받을 여비일 (퍼밋 받는 곳이 운영시간 있음)

 

 

 

6. 결과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