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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40116 Nepal-India

인도 여행이 막막하다면 이렇게 해보자

by overtherock 2025. 1. 9.

 

인도 이전에 네팔을 여행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땅으로 국경을 넘고 싶었다. 하지만 e비자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육로 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단념하고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비행기는 10만 원 남짓이었는데, 고작 1시간 비행에 알차게 기내식도 나왔다. 기대는 안 했지만 만족스러운 비행이었다.

육로 이동이 안되는 이유는 e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 시설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주한국 인도 대사관에서 비자를 미리 발급받거나, 국경을 이동하기 전에 이미 인도에 입국하여 유효한 비자를 지니고 있다면 육로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도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는 경우에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인도는 굉장히 넓은 나라다. 여행하고 싶은 곳을 줄이고 줄여야 짐작한 기간 내에 여행을 끝낼 수 있을 정도이다. 일단 뭉탱이로 큼직큼직하게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정보가 매우 잘 나와있기 때문에 크게 어려운 것은 없다.

 

 

 

 

1. 내가 여행하고 싶은 뭉탱이 찾기

한국에서 자료를 찾으면 사람들이 많이가는 코스 몇 가지가 나오는데 일단 그런 코스들을 차분히 읽어보며 인도 여행에 대한 기초를 다져야 한다. 그 후에는 인도 도시들을 하나씩 조사해 가면서 취향에 맞는 곳을 찾는다.

 

나는 구글 맵을 많이 참고했다. 구글 맵에 인도를 띄워놓고 큼직한 도시들은 하나씩 다 눌러본다. 구글에 도시 이름을 치기도 하고 카페에 검색해보기도 했다. 그럼 대충 도시에 대한 이미지가 그려지는데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구글 맵에 장소를 저장한다. 인도 전역에 걸쳐서 이 작업을 하다 보면 어떤 지역에 가고 싶은 도시가 모여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너무 멀리 떨어져서 동선이 꼬이는 지역들을 과감히 버려서 대충 뭉탱이를 구성해 보자. 만약 기간이 넉넉하다면 뭉탱이를 여러 개 만들어서 중간에 뭉탱이를 이동하는 식으로 계획을 짜는 것도 좋다.

 

 

 

 

2. 동선 만들기

구글 맵에 길찾기 기능을 이용해서 동선을 짜면 된다. 한국에서 여행 계획을 짜는 것 똑같다. 먼저 동선을 만들고 구글 맵의 기차 정보에 확신이 없다면 인도 철도청에 가입하여 실제 기차 편성을 확인하다. 인도 철도청 관련 정보는 다른 블로그를 참고할 것.

 

 

 

 

3. 결과물

 

 

 

 

4. 바라나시를 가지 않은 이유 (바라나시를 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

보통 인도 여행을 패키지로 가는 경우, 자이살메르까지는 가지 않는다. 자이살메르는 지도에 표시되어있는 곳 중 가장 서쪽에 위치한 사막 도시인데, 낙타를 타고 사막에 들어가기는 등 사막에 관련된 관광을 많이 하는 곳이다. 우리나라가 큼직한 사구 하나 제대로 없는 나라인 탓인지, 사막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어릴 때 우주에 가고 싶은 것처럼 나는 꾸준하게 사막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보통은 멀어서 잘 가지 않는 자이살메르에 가기로 다짐했고, 이를 위해서 뉴델리를 기준으로 동쪽에 있는 바라나시를 포기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인도 하면 바라나시지!'라는 일종의 믿음이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바라라나시의 강에서는 매일 죽은 시체를 태우고, 그 강물을 신성하게 여겨 몸을 담그고 위로를 구하기도 한다. 그런 문화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조금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시체를 태우는 것이 유쾌하다고 할 만큼 진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받아들이기 힘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끔 이야기하다 보면 '인도란 불쾌한 기분이 들어야 비로소 인도'라는 식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하도 주변에서 그런 소리를 듣다 보니 참 인도가 더럽고 이상한 나라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현지 사람들과 살갗을 부딪히며 직접 느껴본 인도는 한국인들이 지레 짐작하는 것과 정말 다르다.

 

처음에는 인터넷에서 바라나시 바라나시 하며 찬양하는 사람을 보면 괜히 눈을 피하고 슬쩍 뒤로가기를 누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생각이다. 부산이 대한만국인 것도 아니고 전주가 대한민국인 것도 아니고, 하물며 서울이 대한민국인 것도 아니다. 각 지역의 개성은 느끼고 그것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을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조금이나마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에 대한 윤곽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는 여기사는 나도 제대로 모르는데, 어떻게 한 도시가 나라를 대변할 수 있을까?

 

인도는 한국보다 훨씬 더 큰 나라다. 다양한 인종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다채롭게 살아간다. 동인도를 다녀온 사람은 동인도가, 서인도를 다녀온 사람은 서인도가 자신만의 인도가 된다. 결국 중요한건 남들이 생각하는 인도를 맛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나름대로 자신만의 인도를 그려보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인도는 시체를 태우는 강도, 구걸하는 더러운 상인도 아니다. 기차에서 쪽잠을 자고 새벽이 밝아올때 아무것도 없는 평야 너머로 보이는 성벽,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설레는 기대감이 내가 느낀 인도였다. 사람들은 너무나 친절했고 나를 잘 도와줬다. 나쁜 사람이 전혀 없었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 한국보단 적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바라나시를 가지 않은 것이 전혀 후회되지 않는다.